"나는 Full 2위, 아내는 Half 1위"
드디어 대회 날이다. 지난 5월초 아내와 나는 2016년도 보스턴 마라톤에 동반출전키 위해 Lehigh Valley Marathon 에서 퀄리파이 할 것을 목표로 등록을 했었다. 훈련 중, 2주전 아내가 식중독을 일으켜 출전이 힘들게 되어 하프로 전환했고, 나는 풀 마라톤을 달리게 되었다.
인생사에서 계획은 세우지만 도달은 예측 불가능한 일인 모양이다. 우리는 토요일 Bib No를 수령하기 위해 Bethlehem 으로 갔다.
나는 1692번을 받고 “최선을 다하자” 굳게 다짐했다. 눈물을 머금고 하프로 변경한 아내는 5132번을 받고는 “파이팅”을 외쳤다.
새벽 4시에 집을 떠나 하프 마라톤 출발 지점 515 Main St Bethlehem에 아내를 내려주고 풀 마라톤 출발 지점 Allentown 에 있는 Lehigh Valley Hospital 로 갔다.
벌써 많은 런너들의 차량이 주차장에 파킹을 하려고 끝없는 줄이 이어져 있었다. 넉넉한 시간을 갖고 도착했으나 차량 통제에 시간을 낭비하여 마음이 조급해져 갔다.
“시간 여유를 갖고 준비하라”의 원칙이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부지런을 떨어 겨우 출발 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오늘도 주문을 외우듯 “잘 달려다오” 하고 다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이 대회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다. 작년에는 헬렌 님의 페이서로 달려 보스톤 퀄리파이를 달성했고 금년에는 나홀로 달린다. 코스는 Allenton을 떠나 Bethlehem을 지나 Easton에 도착하는 직선 코스로7 마일까지는 포장도로, 그 이후는 Lehigh River 옆 비포장 Trail Road다.
출발 7시10분. 65 F(18.3 C)의 선선한 온도에 맑은 날씨였으나 습도가 있고 시간이 흐르면 더울 것으로 예상되어 상의를 벗고 모자도 쓰지 않고 팬티에 번호표를 부착하고 땀을 닦을 작은 수건을 달랑 들고 땅! 소리와 함께 서서히 뒤에서 출발 했다. 매트를 밟고 우르르 달려나가는 군중심리(群衆心理)와 이번에는! 하는 마음가짐이 초반 스피드를 내게 했다.
3 마일(5km)를 21분에 통과 하면서 '이러면 않되지!' 하고 속도를 늦추었다. 다시 마음을 정리하고 내 페이스를 찾아 달렸다.
7 마일을 지나 Lehigh River 지류를 만나고 비포장 Trail Road 나무 그늘을 달렸지만 점점 올라가는 기온에 땀이 비 오듯 흘러 내렸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나는 급수대를 후반부에 빈번히 들러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참고 달리려고 하프를 지났다. 몸이 나쁘지 않았다.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포장도로처럼 속도는 나지 않지만 다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고 주위 환경도 강물과 나무 숲이 변화를 주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20 마일을 지나면서 더위는 나를 괴롭혔고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갈증까지 느껴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이대로 달려 준다면 3시간50분에는 골인하며 목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23 마일에서 왼쪽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 하더니 오른쪽 종아리에도 났다.
마라톤 입문 초창기를 지난 후 지금까지 쥐라는 것을 모르고 달렸는데 이게 왠일인가?
절름대며 걷고, 서서 스트레칭 해주고 내가 갖고 있는 온갖 경험을 총동원했다.
간신히 24마일부터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며 마지막 2 마일은 전력을 다해 남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흘러간 시간을 만회 할 수는 없었다. 결승 매트를 밟고 시간을 보니 4시간5분39초! 목표에 미흡하여 너무 아쉬웠다. 반겨주는 아내는 최선을 다해 2시간4분11초로 완주했다.
나는 연령그룹 2위, 아내는 1위로 입상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을 만끽했다.
대회명: Lehigh Vally Marathon(Via Marathon)
일 시: 2015년9월13일, 일요일, 오전 7시10분
장 소: : Lehigh Vally PA
날 씨: 구름, 온도:65~70 F(18.3~21.1 C)
시 간: 4시간 5분
순 위: 전체: 나이그룹: 2위/ (65~69)
내 용
1) 하프를 1시간54분 통과, 3시간50분 목표했으나
2) 23 마일지점에서 쥐가 나 1 마일 시간 지체하고
3) 24 마일부터 정상 다시 달림, 아쉬움이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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