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이 1945년 12월17일, 금년도 공식 마라톤 대회를 60대의 마지막 출전으로 설정하고 훈련 계획을 세워 실천했다. 그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10일전부터 일기예보를 보는 등 관심을 갖고 몸 관리도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30여일 전부터 왼쪽 어깨에 통증이 심하고 감기 몸살기까지 겹치고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비 소식까지 있었다. 하루 이틀 지나면 낫겠지? 하는 몸은 낫지 않았다. 다행히 날씨는 흐리기만 하고 달리기 좋은 날씨였다.
잠시 대기하며 최종적 나의 목표를 향하여 대회 전략을 세우고 출발 선상에 섰다.
Philadelphia Marathon 대회는 마라톤을 시작한 2000년 5월 Long Island Marathon에서 실패, 하프로 골인 후, 20주 계획에 의거 3번째 출전에서 3시간 50분53초에 완주해 마라톤 꿈을 부풀게 하였던 대회다. 2002년 부상과 울트라 출전으로 2번 등 총 3번 불참하여 금년도가 14번째 출전이며 통산 157번째가 되었다.
나에게 잘 맞는 쌀쌀한 날씨덕분에 기록 경신도 여러 번 했는데 특히 2005년도에는 3시간24분35초라는 두 번째 좋은 기록과 여러 번의 나이별 입상을 여러 번 하였던 인연 깊은 대회다. 이번에도 60대를 작별해야 하는 시간적 운명을 아름답게 장식(裝飾) 하려고 했다.
내 출발 위치 Green Corral은 약 10분 후 매트를 밟았고 1마일 2마일 달렸을 때 괜찮은 것 같았다. 달려보자! 속도를 올렸다. 시내를 벗어나 University City 7마일 지점을 통과하며 자신이 생겼다. 코스의 최고 언덕인 Fairmount Park을 무사히 오르고 하프를 1시간53분에 통과했다.
이 페이스라면 목표 3시간45분은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 하고 등뒤에 “Sophia” 라고 이름 적은 여성 뒤를 페이서로 삼고 뒤 따라 달렸다.
왼쪽은 Schuylkill River 오른쪽은 Fairmount 산, 사이 Kelly Driver길을 따라 6마일을 왕복하면 26.2 마일을 완주 하게 된다.
17 마일을 지나 Fall Bridge를 건너갔다 오면서 속도가 느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추월했던 런너들에게 다시 추월 당하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이러면 안 되는데!
18 마일부터 시작하는 완만한 언덕에서 체력의 한계가 느껴져 왔다. 초콜렛을 먹어 본다. 입에서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참고 달리자! 목표 달성이 힘들 것 같았다. 그러면 속도를 줄여 꾸준히 달려보자!
19.8 마일 반환점을 돌면서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 라고 편한 마음으로 달렸다. 22마일 Fall Bridge 지점, 이곳은 손주를 유모차에 태우고 이곳까지 왕복 했던 곳이다. 이제 몸에 있는 모든 힘을 쏟아붓자! 그러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 몸에 있던 에너지를 모두 사용 왼쪽 어깨 통증도 다시 느껴져 왔다.
25,5 마일 지점에서 4시간 페이서가 내 옆에 왔다. 이것마저 놓치면 안 된다. 뒤 따라가다 마지막 0.1마일을 남겨놓고 추월하여 골인 했다. 4시간 2초! 157회 마라톤의 대장정(大長征)의 막이 내렸다.
훈련을 열심히 했음에도 몸의 컨디션 조절에 실패로 나의 60대 고별 마라톤 목표 달성에 미치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