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kwon&wr_id=57 참조
실내 울트라 마라톤 대회가 가까운 Washington DC 에서 개최 한다는 정보를 입수(入手)한 것은 지난 3월이었다. 미국에서는 실내 체육관 트랙에서 마라톤 레이스를 하는 대회가 5개 있다.
등록을 할까? 말까? 하고 망설이다 5월 중순께 뒤늦은 등록을 하고 훈련에 돌입했다.
경기 방법이 200 m 트랙을 울트라 50km는 250 바퀴, 마라톤은 211 바퀴를 돌아 완주하는 것으로 바람이 없고 일정한 온도와 주로속에 기록을 측정하는 대회다.
나는 지금껏 Point to Point, 왕복, 원형 등과 같은 코스의 정규 마라톤에서만 151 회를 참여 하여 왔다. 따라서 트랙보다는 아스팔트 도로나 Trail Road에서 훈련을 하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위해서 주택가와 운동장 트랙을 선택했다.
평지 달리기와 400 m 트랙을 돌며 근력(筋力)보다는 인내력(忍耐力)과 지구력(持久力)을 강화토록 하여 실전과 같이 400 m 트랙을 40, 80 바퀴를 돌았고 끝내 120 바퀴! 30 마일까지 달리는 훈련을 했다.
지금까지 100 마일(160km) 산악 울트라 마라톤 때도, 미 대륙 횡단 때도 실패하지 않으려고 늘 실전처럼 훈련을 해 왔다. “훈련은 즉 실전이다”라고 믿기에 훈련 없이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 요인으로 바닥과 온도였다. 바닥은 알 수 없으나 온도는 화씨 70도(섭씨 21.1도)라고 했다. 화씨 70도가 나의 마라톤 한계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의 각오를 해야만 했다.
마침내 6월28일 아침 오수영 님과 함께 워싱톤으로 향했다. 새벽 4시에 출발, 4시간여 운전 끝에 8시 Thomas Jefferson Community Center에 도착, 실내 체육관에 들어갔다. 체육관은 농구장 코트가 여러 개 있고 주위에 200m 트랙 4개의 Lane이 있었고 고무로 된 바닥이었다.
번호표 30번을 팬티에 붙이고 상의를 벗었다. 실내 온도가 화씨 70도라고 하지만 벌써 더위가 느껴지니 달리면 땀을 엄청 흘릴 것 같았다.
60명의 선수들이 스타트 선상에 섰고 대회 규칙 설명이 있은 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졌다. 출발 신호와 함께 Lane을 따라 왼쪽으로 달리기 시작 했다. 스타트 지점 Lane내에 봉사자 20여명이 1인당3~4명의 선수들이 도는 트랙 수를 체크하기 위해 앉아 있고 반대편 코너에는 급수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한쪽 구석에 큰 것, 작은 것 각 한대의 선풍기가 돌아가고 천정에는 밝은 조명 등불이, 성조기(星條旗)가 수도 없이 걸려 있었다.
나의 회전 수를 체크하는 Pine과 Mac은 내가 라인을 지날 때 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라고 하며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 바퀴! 엄지를 치켜 세웠다.
두 바퀴! 10바퀴를 넘기지 못하고 숫자를 잊어 버렸다. 그 후 지나가며 엄지만 치켜 세웠다. 그러다 몇 바퀴부터 인지는 몰라도 정신 없이 돌다 보니 손가락을 올리는 것조차 잊어 버려 지나서야 아차! 하고는 했다.
얼마를 돌았는지 몰라 물어보니 151바퀴라고 한다.
머리로 계산한다. 9바퀴만 더 돌면 160*2=80*4=20마일, (400m기준 4 바퀴면 1마일) 달리면서 이것 저것 생각도 많이 하지만 나를 계속 추월해가는 런너, 그리고 내가 계속 추월 해가는 런너들을 이제는 외울 정도였으며 서로 Good Job! 하며 격려도 한다. 모두들 있는 힘을 다하여 달리고 있는 모습을 역력했다. 마치 수도승(修道僧)처럼 묵묵히 자기 갈 길만 찾아가고 있었다.
점점 더워져 땀이 바닥에 떨어지자 봉사자들이 마대로 런너들을 피해 닦아 내느라 분주했다. 한 흑인 봉사자는 땀, 침, 콧물 등으로 내 얼굴이 뒤범벅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페이퍼 타월을 갖다 주는 친절을 보여 주었다.
211 바퀴를 돌아 마라톤을 21위로 골인하고는 울트라로 접어 들면서 이제 39 바퀴 남았다! 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 졌다.
그러나 몸은 무거워지고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은 내 몸 속에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태운 결과물 같았다. 대부분 출전자들이 마라톤으로 울트라까지 도전한 이들은 몇 명 남지 않았다.
끝내야 할 것은 50km 울트라! 가자! 울트라는 내가 해낸다고 자부심을 가졌다. Last 10! 하는 소리에 귀가 번쩍 뜨이며 또 계산한다. 1과 1/4 마일! 다 왔다! 결국 해 내는구나! 처음 출전한 실내 울트라 마라톤!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 하고 회장, 체크, 급수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포옹(抱擁)을 했다.
총 60명이 출전해 거의 마라톤을 완주했고 8명만 50km(31 마일) 울트라 마라톤까지 완주했다. 내가 최고령 출전 자였다.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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