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5일 토요일

141번째는 혹서기 산악 마라톤으로 완주!

산악 울트라 마라톤은 2006년 Vermont 100 M Endurance Run 에 첫 출전 인연을 맺고 성공도 실패도 하면서 인간의 극한과 자연 그리고 체력의 한계도 느껴 보았다.
 
이번 산악 마라톤도 좁은 길에 돌, 자갈, 나무 뿌리, 진흙, 목조다리, 징검다리, 가파른 언덕, 내리막, 풀숲 벌판, 정상을 향해 끝없이 이어지는 갈지(之)자 오솔길을 따라 달리며 두 발로 살아 돌아와야 하는 서바이벌(Survival) 경기다.
 
더욱이 혹서(酷暑)의 계절, 한여름이므로 망설이다가 10일전인 10일 등록을 하고 일기예보에 관심을 가졌다.
 
예상기온 화씨 85도(섭씨 30도)의 폭염이지만 비 소식은 없었다. 날씨는 어찌됐든 최악이라도 내가 결정했기에 겪고 넘어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새벽 3시 유병근님과 대회장 Elkton Maryland 를 향해 출발했다. 날씨는 예상과 달리 비가 올것처럼 잔뜩 흐리고 온도는 높지 않은 대신 습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Bib No를 찾으러 가는 데 뒤에서 누가 부른다. 돌아보니 George Banker 였다. 오랜만에 만나는 해후(邂逅)였다. 그는 2001년 1월 워싱턴 DC 포토맥 마라톤 대회에서 처음 만나 마라톤 책도 주면서 격려해주던 ARMY TEN-MILER 의 프리랜서 스포츠 기자로 나를 자주 기사화 해 주는 동료다.
 
 
  
 
 
 
Bib No #337번을 받아 가슴에 달고 오늘의 주로는 얼마나 험할까? 생각하며 출발선상에 섰다. 출전자는 풀이 100여명에 하프 200여명 되보인다.
 
 
 
 
출발지 Fair Hill Fairgrounds 는 Elkton Town 이며 Cecil County 에 속해 있다. 1694년 스웨덴의 Fort Casimir 에서 온 어부 선원들이 Chesapeake Bay 에서 River Elk 상류로 올라오다 정착했기 때문에 Elkton 으로 명명 됐다. 
 
Scotland 남쪽 마을 Gretna Green 에서 유래한 사랑의 도피 결혼으로 Elkton 이 유명하며 서부에도 “Gretna Green” 지역으로 Las Vegas 가 있다. 
 
Endurance Run 에 출전 하는 런너들은 순발력이 있어야 한다. 험한 길에 넘어지지 않으려면 발의 착지가 순간적으로 안전하게 정확히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것이다. 
 
 
 
 
 
대회장소 Fair Hill Fairground 는 박람회, 각종 대회가 열리고 앞의 산을 한 바퀴 돌면 하프, 두 바퀴 돌면 풀 마라톤이다. 대회장을 빠져 곧 바로 울퉁불퉁한 오솔길로 접어 들었다. 왠지 눈이 침침 하여 거리 감각이 정확하지 않는 듯 헛발을 딛는 것 같았다.
 
조심하자! 넘어지지 말자! 수십 번 뇌 아리며 툭툭 튀어나온 돌, 나무뿌리가 있는 곳은 천천히 발을 옮겨 놓으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달렸다.
 
흐렸던 날씨는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진흙에 발이 푹푹 빠지고 비탈길은 쭉쭉 미끄러졌다.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올라온 정상에서는 내려가려는 발이 다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찍곤 했다. 그렇게 조심했지만 드디어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다. 다행히 상처는 나지 않았지만 몸이 진흙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급수대에서 손만 대충 닦고 어둡기까지 한 숲 속을 헤치고 꼬불꼬불 길에 꽂아 놓은 표지판과 분홍색 오랜지색 리본을 찾아 달렸다. 앞을 잘 보고 찾아가야 한다.
 
놓치면 길을 헤매게 되고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넘어지거나 표지를 보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줄을 몰랐다. 한 바퀴 하프를 2시간 46분에 통과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비는 더 세차게 오고 길은 더욱 나빠져 달리기가 너무 불편했다. 오직 ‘넘어져 부상을 당하지 말자!’ 다짐하며 조심스런 달리기가 끝나고 드디어 결승점을 통과했다.
 
5시간50분01초!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緊張) 속에서 달렸다. 나이 그룹 1위를 하고 집으로 향하며 결과를 보니 2위는 7시간8분이었다. 모두 너무 힘들었던 대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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