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여름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부터, 9월 첫째 주 월요일
노동절(Labor Day)까지로 생각한다.
여름이 끝나는 마지막 날 허드슨강변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맨해튼 종단(縱斷)에 나섰다. 뉴저지
잉글우드(Englewood) 강변에 있는 헨리 허드슨 드라이브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에지워터(Edgewater)의 리버로드로 향해 출발, 조지
워싱톤 다리를 건너, 헨리 허드슨 파크웨이와 함께 평행선으로 만들어진 자전거 조깅 길을 따라 맨하탄 끝, 배터리 팍(Battery Park)까지
가는 것이다. 왕복 32.8 마일을 달리기 위해 출발지점으로 갔다.
밝아오는 동녘하늘을 뒤로 하고 Henry Hudson Dr를 따라 남쪽 에지워터로 내달렸다. 이 도로는 내가 매일 훈련
장소로 애용하는 곳으로, 1916년에 착공해 1940년에 완공됐다. 허드슨 강 서편의 절벽을 깎아 8마일의 길을 만들어 강과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로와 에지워터의 Rose Dock Picnic Area, Englewood Picnic& Boat Basin, 그리고
Alpine 의 공원과 분지로 구성되어 달림이들과 바이크 애호가들에게는 가장 좋은 코스다.
에지워터까지 2.5 마일, River Road의 가파른 언덕을 올라 조지 워싱턴 브리지 앞에 도착했다, 수없이 다니는
차량과 거대하고, 우람하게 서있는 아치, 아찔하게 밑에 펼쳐진 강물을 지난다. 멀리 아기자기한 맨하탄의 건물들과 내가 달려 가야할 Henry
Hudson Pkwy가 눈 앞에 펼쳐진다.
George Wasington Bridge는 1927년 10월 뉴욕 항만청의 계획에 따라 오스만 암만(Othman
Ammann) , 건축가 케이스 길버트(Case Gilbert)에 의해 당시 총 공사비 7500 만 달러로 착공됐다. 4년후인 1931년 10월
24일 완공되었고, 1962년 하층 다리가 완성되었으며 상층 8차선, 하층 6차선으로 총 14차선으로 되어 있다.
처음 이름은 허드슨 리버 브리지(Hudson River Bridge) 였으나 곧 전쟁의 영웅이며 초대 대통령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1100m 길이로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다리 였다, 또한 케이블과 철강 빔으로 만들어졌고, 꼬여있는 보조선은 두 개의
철강 타워를 연결하며, 알미늄 페인트 색의 아치에서 비치는 섬광(閃光)은 하늘에서 도시를 축복하며 영광과 번영을 기원하는 빛처럼 보인다. 하늘과
강물, 도시와 자연이 어울리는 광경은 천국같이 황홀하다.
마틴 루터 킹 데이와 대통령의 날, 현충일, 국기의 날, 독립기념일, 노동절, 콜럼버스 데이, 재향 군인의 날,
9/11에는 이 아치 상단에 크기 27m x 18m, 무게 200kg의 초대형 성조기가 게양되어 자유의 상징으로 펄럭인다.
다리를 건너 허드슨 강변으로 내려가 Fort Washington Park에 도착하니, 다리 밑에는 빨간 등대와
Picnic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고 Henry Hudson Pkwy가 시작된다. 이 도로는 뉴욕 마스터 빌더(New York Master
Builder) 계획에 의거해 1934년 착공, 1937년 10월12일 11.5 마일의 도로가 완공 개통되었으며 총 공사비 1억9백만 달러로
같은 기간 후버 댐 공사비의 2배가 소요됐다.
181 Street 에서 출발한 강변로는 공원을 지나 158가 저편으로 넓은 대서양 바다가 펼져진다, 조지 워싱톤 다리를
기점으로 북쪽 상류를 강, 남쪽 하류를 바다로 분류한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면서 수면이 높았다 낮았다 하여 낚시꾼들이 곳곳에서 낚시를 즐기며,
바다의 짠 냄새가 코 끝을 자극하고, 바닷 바람이 흐르는 땀을 씻어 주었다.
125가의 다리밑 상점들이 상품을 분주히 진열하는 모습을 보고 지나치고 산책나온 사람들과 “Good Morning”
아침인사도 나눈다. 런너들과는 수(手)인사를 하며 사진도 찍고, 바다건너편 아름다운 뉴저지 주의 기슭을 바라보며 정말 아름답구나! 하고
감탄했다.,
어느덧 57가를 지나 42가의 인트레피드 항공모함 앞에서 사진를 찍고 또 달리기 시작했다, 도로에는 많은 차량과 관광객
그리고 자전거 하이킹족, 런너들로 대도시의 모습 그 차체였다.
10가쯤 갔을 때 우뚝 올라가는 건축물이 보였다, World Trade Center가 있던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그 자리에 까마득히 높은 마천루가 솟아나고 있었다, 뉴욕의 명물이 다시 탄생하겠구나 생각하며 배터리 팍(Battery Park)으로
향했다.
Battery Park 은 맨하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이 약 25 에이커로 17세기에 정착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포병 부대가 주둔하던 곳이다.
▲ 배터리 팍에서 본 자유의 여신상과 '이민자의 섬' 엘리스
아일랜드(오른쪽)
도시가 형성 되면서 공원으로 되어 현재는 북쪽에 성모 클린턴, Fireboat 역, 희망 공원, 에이즈 기념비 등과
남쪽에는 해안 포병 경비대 건물, 식당과 해안을 따라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 섬을 왕복하는 선착장, 전사자의 기념비등과 산책로로 구성되어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한바퀴 돌아보고, 왔던 길을 되돌아 달려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16.4 마일, 되돌아가면 32.8 마일이다, 구름이
끼어 햇살은 없었으나 습도가 높아 땀이 비오듯하여 상의를 벗어 허리춤에 끼고 물통에 물을 가득 채웠다.
앞에 달리고 있는 런너들을 표적 삼아 처음에는 추월(追越)도 하고 동반주도 하며 달렸다, 흐르는 땀방울만큼 물을 마셨는데
벌써 한통의 물이 비어 수돗물로 채우고 달리다 또 채우길 반복했다.
조지 워싱톤 다리밑에서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부터는 힘이 딸리는 듯 했다, 다리를 건너 Edgewater입구 Henry
Hudson Drive에 도착했을 때 허벅지가 뻣뻣해지며 경련이 일어 잠시 쉬었다가 마지막 마무리를 했다.
세계의 중심지 맨하탄을 두 발로 종단했다, 징기스칸의 말발굽이 닿는 곳에는 몽고의 유적이 있듯이, 내 발길이 닿는 곳은
한국인의 흔적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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