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마라톤은 2000년 2월 처음 마라톤 완주의 꿈을 갖고 시작한 이후 좋은 추억을 갖고 있는 대회다.
데뷔하던 해 5월 대회에서 실패한 후 필라델피아 마라톤을 목표로 20주 계획에 들어갔다. 피나는 훈련 끝에 3시간50분이란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여 달리기에 자신감을 얻었고, 한창 전성기였던 2007년에는 내 생애 2번째 좋은 기록인 3시간24분05초의 기쁨을 안겨 주기도 했다.
금년이 20회, 이번이 12번째 출전하므로 초창기부터 꾸준히 개근한 대회중의 하나다. 이번 대회를 통해 2013년도 유종(有終)의 미를 거두려고 열심히 훈련했다.
전초전격인 지난 주 Harrisburg Marathon 대회를 다녀와, 좋은 기록을 작성해 재기(才氣)의 발판으로 삼고자 마음을 다 잡았다.
그러나 불운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우선 날씨가 내게 적합치 않았다. 흐리고 습도 90% 라는 일기 예보도 그랬지만 새 구두를 식당에서 잃어 버리는 꿈까지 꾸어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일찍 일어나 화장실을 두 번씩 갔으나 개운치 않아 불안스러웠다.
몸의 피곤을 알려주듯, 어깨에 통증까지 오고 있었다. 그러나 ‘미 대륙을 마라톤으로 완주한 나다, 이 정도는 참고 이길 수 있고, 꿈자리는 현실의 예고가 아니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 속으로 되뇌이며 출발 지점으로 갔다.
많은 런너들이 새벽 어둠 속에서 북적대고 있었다.
뉴욕에서 남서쪽으로 2시간 떨어진 Philadelphia 는 ‘Philly and The Brotherly Love(형제의 우의)’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됐고, Philos(Loving)와 adelphos(Brother)의 합성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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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uylkill River 를 중심으로 1682년 William Penn 이 식민지 수도로 세워 1750년까지 유지 되었으며, 1776년 독립 선언문, 1787년 미 헌법 제정 등 워싱턴 DC 이전에 최초의 미국 수도로 역할을 했던 역사적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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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7시 출발을 앞두고 나는 Bib No #5460, Corral: Green, 3시간 40분 목표 자리에 배정 되었다.
출발 선상의 좌우에는 대형 참가 국기가 펼럭이고 있었다. 유독 내 눈에 선명히 들어오는 태극기를 바라보며 조국 대한민국을 생각했다.
코스는 박물관 앞을 출발, 시청 앞을 지나 어제 번호표를 찾은 가장 번잡한 중심지인 Convention Center 앞 Arch Street 를 거쳐 동쪽 Delaware 강변의 Columbus Blvd 를 달려서 다시 시내 Chestnut St를 통과한다. 34 St 에 있는 아이비리그 대학 유펜 앞을 지나면 Fairmount Park 의 언덕을 오르고, Schuylkill 강변 을 따라 동쪽으로 간다, 서쪽으로 갔다 오는 도로는, 강과 산이 어우르는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주로(走路)다.
수 많은 런너들 속에서 출발 신호와 함께 달려나아갔다. 도로에 비해 너무 많은 런너들이 동시에 출발, 앞을 가로 막는 초보자 런너들을 추월 하려니 힘이 배가 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앞에서 출발 할걸! 그러나 때늦은 후회, 달려갈 수밖에.가 보자! Delaware 강변의 도로는 넓었지만 이곳마저 빈틈이 없다.
수 많은 런너들 속에서 출발 신호와 함께 달려나아갔다. 도로에 비해 너무 많은 런너들이 동시에 출발, 앞을 가로 막는 초보자 런너들을 추월 하려니 힘이 배가 들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앞에서 출발 할걸! 그러나 때늦은 후회, 달려갈 수밖에.가 보자! Delaware 강변의 도로는 넓었지만 이곳마저 빈틈이 없다.
시내로 진입하자, 관중까지 주로를 막아 더 좁아졌다. 34가 유펜 대학 7마일 지점 앞에 오고나서야 앞이 확 트이기 시작했다. 마일당 9분! 이 때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Fairmount Park, 11 마일 지점에 왔을 때, 우려했던 일들이 하나 둘 일어났다.
화장실에 다녀와야 했고 1마일은 잘 달렸는가 했는데, 힘이 빠지며 속도가 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달리기를 계속했다.
고통이나 통증은 없는데, 왜? 속도가 나지 않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것 같기도 하면서, 도대체 힘이 솟구치질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가자! 마라톤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최후의 목적지까지 꾸준히 지구력 있게 달려보자! 삶에서도 무기력 할 때가 있지 않은가? 고비고비 넘기는 것은 인내력과 지구력이다.
저 멀리 함성 소리가 들리고 결승 아취가 보인다. 결국은 목적지에 도달 했구나! 시계를 보니 4시간14분45초! 달리기를 시작하던 초창기 기록과 비슷하다.
불끈하고 오기가 생겼다. 다음 대회를 위하여 돌아가면 다시 시작 하련다. 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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