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3주 마라톤 출전 투혼
2012년이 저물어 가면서 금년도 마라톤 대회 출전의 날이 다가왔다. 마지막, 유종(有終)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다해 달려 보려는 마음가짐으로 대회장으로 갔다.
해리스버그(Harrisburg)와 필라델피아(Philadelphia)에 이어 연속 3주 출전하지만 페이서 메이커로 나서는 등 ‘나의 달리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몸에 무리가 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Northern Central Rail Trail Marathon 대회 출전은 131번째지만 처음 참가하는 대회라 미지의 코스를 달리는 설레임에 흥분되기까지 했다.
대회장소인 스팍스(Sparks)는 Maryland주 볼티모어(Baltimore) 시에서 북쪽으로 20 마일(32k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The Baltimore & Suquehanna Railroad 철도 회사가 Siding & Switch 지역을 통과, Baltimore City 로 가기 때문에 이곳 지주인 Sparks 가족 이름으로 변경해 지금에 이른다. 또한 1888년도에 philopolis(그리스어: 사랑의 마을)라는 이름도 불린 탓에 ‘Loveton Farms’ 라는 농장도 있다.
Loveton Circle 길을 따라가면 향신료, 허브의 회사 McComick & Company 본사가 있다.
Willoughby M. McComick 이 1889년 25세의 나이로 단칸방에서 맥주맛내기, 과일 시럽, 주스 등으로 가가호호(家家戶戶) 방문 판매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7년후 향신료 회사 FG Emmett Spice Company 를 인수, 동생 Roberdeau 와 1903년 재설립한 이후 회사를 일구었고 1932년 68세의 일기로 타계했다. 이후 조카 Chairles 가 회장이 되면서 경영수완을 발휘해 “Mc”은 1941년도에는 당시 미국의 모든 제품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통산 50회 출전하는 현철수 박사와 출발 선상에서 기다리며 ‘최선을 다하자!’ 마음을 굳게다졌다. 마침내 오전 8시30분에 대장정의 여로(旅路)를 시작했다.
Sparks 초등학교를 떠나 산속의 Trail Road를 따라 아스팔트 대로를 지나쳤다. 콘크리트 와 비포장 Trail Road에는 낙엽이 쌓여 있었고, 앙상한 나무들이 런너들을 맞이해 주었다. 가끔 눈에 띄는 하이킹 족이 응원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Glencoe Town 을 비롯, Corbett, Monkton, Blue Mount, White Hall, Pakton 7개의 Town을 지나면 Bentley Springs 에 도착. 13.5마일(22km) 반환점을 돌아오게 된다.
Town을 지나는 지점마다 주민들이 나와 진심이 담긴 박수를 보내고 응원에 힘을 받아 런너들은 달린다.
열심히 달리는데 10마일(16km) 지점에서 전에 부상을 당했던 왼쪽무릎 뒤쪽 근육이 당겨지며 통증이 왔다. 속도를 줄였지만, 12 마일(19.3km) 지점에서는 절룩하며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잠시 멈추고 다리를 점검했다. 달릴 수 있을까? 걱정이 됐으나 “대륙 횡단도 한 내가 아니냐. 끝까지 가자!”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고 다시 달렸다. 반환점에서 봉사자에게 Advil(진통제) 2정을 요청해 먹었다.
그러나 일시적 효과가 있을뿐,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참고 달리려니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천천히라도 쉬지 않고 달려 완주나 하자! 이정도 통증은 참을 수 있지?” 스스로 되뇌며 걸음을 재촉했다.
Sparks 에는 한국 스포츠 의류 회사 ‘FILA’ 가 있다. 이 회사는 1911년 Biella, Piedmont 형제가 설립했다. 원래는 이탈리아 Alps 에서 시작했고, 1970년 이전에는 속옷이 위주였지만 현재는 의류와 운동화, 액세서리 등을 생산 판매하는 세계 최대 스포츠 용품 메이커로 떠올랐다.
전 세계 11국에 지점이 있고 2007년 한국 경영자가 인수했지만 본사는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발에 닿아 바스락거리는 낙엽, 부드러운 흙길, 벌거숭이 나무, 싸늘하게 느끼는 바람은 겨울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이 길을 여름에 달린다면 저 나무의 잎들이 햇볕을 막아주고, 불어주는 바람은 온 몸의 땀방울을 씻어주며, 흐르는 냇물은 감미로운 자연의 소리로 들리겠지? 상상하며 통증을 잊기위해 노력했다.
한 발자국씩 앞으로 달리다보니 어느새 24마일(38.6km)을 지나, 대로에 닿았고, 마지막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요철 모양 오르내리는 언덕에서 가쁜 숨 속에 통증이 묻혀 버리고 마침내 131번째 마라톤 완주를 하게 하였다.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 2012년 마지막 마라톤 대회는 예상치 못한 부상 후유증에 고통받으면서도 완주의 집념으로 중도 포기를 이겨냈다. 게다가 연령그룹 2위의 기쁨도 안는 등 2012년의 작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