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61 번째 마라톤 완주!
2000년 2월 마라톤에 입문, 5월에 쓰디쓴 좌절을 맛보고 오기(傲氣)로 달려 9월 첫 마라톤에 성공하고는 또다른 목표가 보스턴 마라톤이었다. 퀄리파이를 위해 달리고 달려 2001년 10월 드디어 거머쥔 보스턴 대회 출정권, 그때의 감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리고 2002년부터 매년 퀄리파이를 하여 출전하다 2010년 미 대륙 횡단과 2013년 페이스 메이커로 달리다 폭탄 테러 사건으로 결승선 통과 못해 실격 처리되어 금년이 13번째 출전 하며 70대로 감격의 출전하므로 작년 말부터 강훈련을 하여 오다 1월 중순 불청객 대상포진과 감기몸살의 침입으로 훈련이 엉망이 되었다.
그러나 달려야 된다는 의지로 무거운 몸을 달래며 동계 훈련을 마치고 120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려고 250 마일(400여km)의 장거리 운전키 위해 아침 식사를 다이너에서 회원들과 함께 하고 열열한 출정 환송식(歡送式)도 받고 떠났다.
가는 도중 점심 식사로 김밥을 먹는데 상한 듯 했다. 운전중 버릴 수 없었다.
그후 배가 불룩하고 저녁 파스타 파티에서도 먹고 싶지 않았다. 호텔에 와서 잠을 잘 때 토할 듯 하면서도 나오질 않아 잠을 설쳤다.
아침도 못 먹고 출발 지점으로 갔다. 수 많은 런너들이 출발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는 동안 나는 길게 늘어선 화장실에 갔으나 용변(用便)이 되지 않아 무척 불안 했다.
할 수 없이 출발 선상에 서서 오늘 무사히 완주 하기를 기원했다.
보스턴 마라톤은 매년 4월 셋째 주 월요일 애국자의 날에 열리는 오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회이다. 1896년에 처음 시작된 그리스 아테네 근대 올림픽을 기념하고자 이듬해인 1897년 보스턴 체육 협회 주최로 첫 대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1918년 22회, 1949년 53회 대회를 빼고는 매년 열렸다. 매년 2만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관람객 수만 50만명에 이르렀다. 1996년의 100회 대회에는 3만8700명이 참가해 당시 세계 최대 국제 마라톤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대회가 너무 비대해지자 1997년 101회 대회부터 국제 마라톤 대회로는 유일하게 대회 2년전 공인 대회에서 출전 자격을 획득한 자 15,000명으로 제한하다. 지금은 27,000명이며 1972년 76회 대회부터는 여자 선수도 출전토록 했다, 코스는 처음에는 미국 독립 전쟁 첫 교전지며 미국 자유의 탄생지라고도 하는 렉싱턴을 왕복하는 25마일이었으나 이후 국제 육상 경기연맹이 마라톤 코스를 42.195㎞로 정하자 1925년 19회 대회부터는 홉킨턴으로부터 시내 중심지까지 편도 코스로 변경됐다.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참가한 서윤복이 1947년 51회 대회에 2시간25분39초의 신기록으로 1위를 했고 1950년 54회 때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 1~3위로 골인해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봉주는2001년 105회 대회에서 2시간9분43초로 우승, 케냐의 대회 11연패를 저지했으나 그후 케냐 등 아프리카 선수들의 독무대가 진행 중이다..
나의 배번은 24.101번, Wave 4 Yellow, Corrals 1로 11시15분 출발이었다.
불편한 배를 안고 출발 신호와 함께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2마일을 지나자 배가 아프며 설사가 나오려 하여 할 수 없이 응원객 사이로 나아가 숲속에서 볼일을 보고 나와서 달렸다. 이대로 완주가 가능할까? 여기서 포기 할까? 망설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160번을 달리며 아직 포기는 없었다. 가는데 까지 가자! 마음을 다 잡고 달렸다 8 마일을 지나자! 다시 용변을 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위를 보니 자동차 정비소가 보였다. 나는 관객에게 “Restroom?” 하니 친철히 안내하여 주었다. 볼일을 보니 훨씬 몸이 좋아 졌다. 달릴 만 했다. 가자! 이정도면 내가 세운 목표 시간은 물 건너 갔지만 완주는 가능 할 것 같았다.
하프를 2시간12분에 통과하고 16 마일 지점에서 또 용번이 필요 했다. 주위를 보니. 런너들를 위한Toilet 보였다. 다시 들렸다. 이제는 힘이 몽땅 빠지는 느낌이다. 앞으로 남은 10 마일! 힘의 안배가 필요했다. 속도를 줄여라! 그리고 쉬거나 걷지 말자! 그러면 다시는 달리지 못한다. 가자! 나에게 수 없이 다짐했다.
연이어 이어지는 언덕은 21마일 Haertbreak까지였다. 그래! 가자!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을 무너트릴 수는 없다. 최후의 순간까지 달리는 것이다.
이를 악물고 끝없이 달렸다. 주위의 응원소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결승점만 나오기를 바라며 달리고 달렸다. 드디어 굴다리를 지나고 작은 언덕에 오르니 저! 앞에 Finish 현수막이 보였다. 드디어 161회 마라톤을 완주 하는구나! 환희의 기쁨이 온몸을 휘감는 순간 매트를 밟았다. 감격도 잠시 다시 화장실로 달려갔다.
26.2마일을 4번의 용번을 하고 마친 초유의 마라톤 완주 시간은 4시간36분!
어려서 꿈이 자라며 점점 줄어 들 듯, 이번 대회에서 70대 꿈을 이루려다 참으로 초라한 모습으로 완주 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그러나 기회는 또 온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