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230번째 마라톤
New York City Marathon의 날이 밝았다. 지난해는 딸이 대회장까지 태워줬는데, 올해는 최호규 회장님이 나와 최판영 님을 태우고 회사 사무실에서 5시40분 출발하여 6시30분 도착, 펀안히 라이드 해 주셨다.
벌써 런너들을 실은 차량들이 붐비기 시작했고 버스에서 내린 많은 런너들이 줄을 이었다. 보안 검문 검색 경찰관, 안내 봉사자들로 붐비고 있었다. 약 1.5마일 걸어가 검색대를 통과하고, Color 별 분리 대기 지점에서 잠시 동료들을 기다렸다.
나의 구역 Blue, Wave 5, Corral Bule 2 앞으로 가서 커피, 빵 등 에너지를 채우며 동료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보니 나의 출발 시간 11시 30분이 다가왔다, Corral B 입구를 통과해 런너들과 함께 걸어가다, 드디어 Verrizzano Bridge 앞에 다다랐다. 간단한 예식이 끝나고 출발 예포 소리가 ”꽝” 터지자 런너들이 일제히 목표인 Central Park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다리 2층 오른편에서 첫발을 딛고 나아갔다. 오르막을 달리며 내가 쓰러졌던 곳이 어딘가? 두리번 거렸다. 아마도 이쯤이겠지? 하며 1마일 지점을 보니 소방대원, 구급차, 봉사자들이 있다.
작년 이 대회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이쯤에서 쓰러졌다가 구급대원의 활약으로 살아 났지? 더 가서 쓰러졌다면 현재의 내가 있을까? 언덕길 가쁜 숨을 몰아 쉬면서 뛰던 발을 멈추고 잠시 그때를 상상 해 보았다. 소방 대원들,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손을 흔들어 보였다. 답례가 그렇게 감사 할줄이야!!
정상에 올라 내리막을 달리며 나 자신에게 천천히! 하고 소리 쳤다. 다리를 건너 2마일을 지나고, 3.5 마일 왔을 때 몸도 풀리고 달릴만 해졌다. 날씨는 청명했고, 따스한 햇살이 등을 따뜻하게 해 주었다. 양옆의 인도에는 응원객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었다. 나와 비슷한 속도의 런너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 페이스에 알맞게 달렸다.
Brooklyn 중간쯤인 8.5 마일 지나는데 며느리가 뒤쫓아와 깜짝 놀랐다. 뒤돌아가서 응원하는 아들과 손자들을 만나서 함께 사진도 찍었다. 다음 14.5 마일에서 또 만나자고 한다. 힘이 솟았다. 내 인생에서 후손들에서 남겨 줄 것이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는 것 없고, 가진 것도 없다, 오직 진실, 겸손, 노력, 봉사를 몸소 실천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그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 달리기였다.
나는 28년전 당뇨병 발견후 4년의 운동, 24년의 달리기를 하면서 사색(思索)의 시간을 가져 왔다. 결론은 실천이다. 내가 무엇을 하든 옳다고 하면 실천하는 것이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천은 별개의 행동이다.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니 Queens 에 진입, 12마일 지점에서는 KRRC(한인 마라톤 클럽) 회원들이 “권이주~” 소리치며 응원해 주고 있다. 콜라 등 정신적 에너지를 받고 조금 더 달려갔다.
15 마일 지점에서 또 다시 아들 가족과 상봉, 응원을 받고 Queensboro Bridge의 가파른 언덕을 힘들지 않게 넘어 Manhattan에 입성, First Ave 도로를 따라 18 마일 지점에서는 딸 가족을 만나 사진도 찍고 힘과 용기도 받고 다시 출발했다. 점점 힘이 솟아 나는 듯하여 좀더 속도를 내어보았다. 19.5 마일의 Willis Bridge를 넘어 Bronx에 진입, 꼬불 꼬불 오르고 내려가는 길을 달려서 지나며, 그동안 지나온 과거에 휩싸였다.
1996년 2월 당뇨병 발견, 2000년 마라톤 입문, 당뇨병 후휴증으로 치아 완전 손상의 고통, 2019년 8월 교통사고, 2023년 11월 뉴욕 마라톤때 심장마비 등을 거치면서 약이 아닌 달리기로 치유하여 오뚜기처럼 일어나 현재까지 지켜온 내 몸! 앞으로도 내 육체를 어떻게 지탱 할 것인가? 자문자답(自問自答) 해 본다. 그렇다. 달리기다! 라고 결론을 내리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 달리기를 권해 보자!
Manhattan의 5th Ave의 밋밋한 언덕을 오르며 달린다. 해가 기울어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 했다. Central Park 90 st 입구를 달리는데 옆에 누가 뒤따라 온다. 홍순완 동갑내기다. 마지막 2마일을 동반주 하기 위해 나왔다고 한다. 고맙고 감사했다. 57 st 부터는 어두웠다. 그 많은 응원객은 지칠 줄 모르고 환호해 주었다, 다시 Central Park로 들어와 69 st에서 Finish 했다. 금년도 5번째, 통산 230번째 마라톤을 무사히 마쳤다. 역시 마라톤이 나의 재활 재기의 치료제다. 앞으로 완전 재기하여 Boston Marathod에 출전하자!
대회명: TCS New York City Marathon.
일 시: 2024년11월3일,일요일, 오전:9:00
날 씨: 청명, 온도:50~63 F, 바람:14/mph
장 소: Staten Island New York
코 스: Staten Island~Brooklyn~Queens
~Bronx~Manhattan (Central Park) = 5 Boro
출 전: 권이주, 권복영 (포기)
시 간: 5시간38분55초
성 적: 나이그룹: 22/73,(75~79세)
전체: 46124/55533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권이주의 美대륙을 달린다’